ASAP Journal & 콧수염필름즈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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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AP Journal(이하, A)은 영화에서부터 뮤직비디오, 브랜드 필름, 인터뷰 영상 등 폭넓은 활동 영역에서 활약중인 프로덕션 ‘콧수염필름즈’의 이상덕 감독(이하, 이)과 박제영 PD(이하, 박)를 만나 일상의 소소한 순간부터 작업에 대한 진중한 이야기까지 함께 나눠봤습니다.

콧수염필름즈는 이상덕 감독의 ‘블루먼데이의 그녀’, ‘청춘극장’을 비롯한 영화에서부터 10cm, 김예림, Kisum, 요조, 이영훈 등 여러 뮤지션들의 뮤직비디오 및 다양한 영상을 선보여온 2인조 프로덕션입니다. 소소한 일상 속, 작고 귀여운 순간들을 영화와 영상으로 만든다는 콧수염필름즈는 독특한 색감은 물론 귀여운 감성, 세심한 표현 하나까지 놓치지 않는 섬세함으로 많은 팬들의 응원과 지지를 받고 있는데요. 그들의 작품 속에는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들이 녹아 있었습니다.

 

A)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소개 부탁합니다.

이) 안녕하세요. 저는 콧수염필름즈에서 연출을 담당하고 있는 감독 이상덕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박) 안녕하세요. 저는 전체적으로 운영, 관리 및 감독님의 연출안을 진행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일을 담당하고 있는 PD 박제영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A) 매번 카메라 뒤에서 누군가를 촬영해왔는데, 막상 카메라 앞에서 인터뷰를 하니 어떤 기분이 드나요?

이) 일단 좀 부끄럽습니다.(웃음) 이런 인터뷰가 항상 어려웠는데요.  저희 작품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요 이런 기회가 닿아서 반갑고 좋습니다.

박) 저도 감독님과 마찬가지인데요. 감독님 같은 경우에는 그래도 관객들과의 대화도 많이 하셨고, 대중들과 커뮤니케이션 하실 기회가 종종 있었는데, 저는 PD이다보니 역할 자체가 더 뒤에서 많이 움직이다 보니 조금 설레기도 했습니다. 재미 있는 것 같아요.

 

MustacheFlims_4콧수염필름즈의 두 구성원, 박제영 PD(좌), 이상덕 감독(우)

A) 콧수염필름즈, 이름이 특이한데요. 어떤 의미인가요?

이) 제가 단편영화를 진행할 당시 여자친구였던 지금 와이프에게 앞에 들어갈 만한 재미 있는 단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콧수염필름즈’ 어떻겠냐고 제안하더라고요. 저는 콧수염이 잘 안 나지만.(웃음) 그래서 제 단편영화를 보시면 콧수염이 디자인 되어서 나오는데 아내가 디자인 한 거에요. 게다가 너무 무겁게 의미를 담기도 불편하고 부르기도 재미있는 것 같아서 그때부터 그냥 그렇게 쭉 콧수염필름즈라는 이름을 써왔는데 마침 박제영PD가 콧수염을 기르길래 나쁘지 않다 라는 생각도 들어요.(웃음)

 

MustacheFlims_2콧수염필름즈, 박제영 PD

A) 콧수염필름즈는 감독과 PD, 2인체제로 움직이는데요. 장/단점이 있다면?

박) 상업영상을 하면서 저는 가장 많이 느끼는 점이, PD라는 롤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지가 않더라구요. 보통 다른 곳들을 보면 조감독 운영 시스템으로 많이 운영돼서 그런지 오히려 콧수염필름즈에서는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아지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제가 PD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고, 감독님도 역시 작품에만 집중하실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 인 것 같아요. 단점으로 따지면, 아무래도 2인으로 구성되다 보니 시스템을 갖추기에는 조금 부족한 면이 있지 않나 싶어요. 뭐 그 정도지 다른 단점은 크게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저희가 하는 일들은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같이 오래할 수 있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실력이야 꾸준히 하다 보면 향상되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개인이 낼 수 있는 퍼포먼스보다는 결국에 취향이나 얼마나 마음이 잘 맞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쉽게도 감독과 PD의 역할이 상업 영상, 상업 영화에서는 오래도록 함께 가는 팀들이 많이 없는 편인데, 저희는 평소에 대화를 많이 하기도 하고 취향도 비슷하고, 그러다 보니 마음도 잘 맞는 편인데요. 자연스레 같이 하는 시간도 많아지고 계속 함께 하게 되고. 그런 것들이 장점인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이 역으로 장점이자 단점이라 할 수도 있는데요. 2인으로 구성되다 보니 어떤 의견이 조율이 어려울 때도 있고, 아무래도 더 가깝게 느끼기 때문에 현장에서 다소 감정적으로 변할 때도 있는데 이런 것들이 있죠. 장,단점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A) 둘은 어떤 계기로 함께하게 되셨나요?

이) 제가 먼저 제안을 했어요. 저는 단편영화 작업을 계속 하면서 콧수염필름즈를 운영하고 있던 중에 상업영상 일을 제안 받게 됐는데요. 그런데 이 일을 단발성이 아닌 조금 길게 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상황이었는데, 독립 장편영화 촬영 현장에서 박PD를 처음 만났어요. 제가 연출부에 있었고, 박제영PD가 당시 제작 실장이었는데, 얘기도 많이 하고 마음도 잘 맞아서 같이 하자는 제안을 제가 했던 게 작년 5월이었어요. 물론 그 전부터 알고는 지냈지만 본격적으로는 작년 5월부터 같이 하게 된 거죠.

 

선우정아 – 봄처녀 M/V

A) 콧수염필름즈 하면 역시 ‘색감’이라는 키워드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어떤 곳에서 영감을 받았나요? 또한, 이 특별한 색감을 내기 위한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이) 사실 되게 재미 있는 점이, 저는 사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아요. 저희 영상들 보시고 정말 많은 분들이 색감에 대해 이야기 하시는데요. 물론 아예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특별히 색감에 대해 신경 쓰지는 않는 편이에요. 저희는 사실 그런 색감보다는 감정적인 부분에 더 많이 생각하고 집중하는 편이에요. 특히 상업영상 같은 경우에는 더 그렇고요. 제가 스튜디오 안에서 촬영하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최대한 로케이션 방향으로 하는데, 그러다 보니 그게 독특한 색감처럼 보이게 된 것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단 이것저것 많이 보는 편이에요, 웨스 앤더슨 감독님 영화도 좋아하고 다른 레퍼런스들도 많이 보긴 하지만 크게 신경은 안 쓰는 것 같아요. 그리고 로케이션 찾는 데엔 사실 PD 역할이 엄청 중요했죠.

Kisum – Love Talk M/V

박) (웃음)네. 로케이션은 선정은 주로 제가 담당하는데요. 색감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래도 선우정아씨의 ‘봄처녀’나 Kisum씨의 ‘Love Talk’ 뮤직비디오와 같은 작품 때문에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감독님이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컨셉과 감정적인 부분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아무래도 저희는 영화를 베이스로 하다 보니까 단순 이미지보다는 어떤 의미를 부여하려고 많이 노력을 합니다. 그 의미 위에 색감이 자연스레 덧씌워지는 것이지 ‘색감을 먼저 찾고 거기에 내용을 입히자’가 우선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A) 영화부터 브랜드 필름, 뮤직비디오, 인터뷰 영상까지, 다루는 영상의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은데요. 각각의 영상들을 촬영할 때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박) 아무래도 돌아가는 시스템 차이가 가장 큰 것 같습니다. 그 시스템 안에 각자 해야 하는 역할의 스펙트럼이 달라지더라고요. 영화의 경우는 감독, PD 굳이 나누지 않고 같이 하는 편이지만, 상업 영상을 할 때는 각자의 롤이 분명히 나눠지게 되는 부분이 다른 점인 것 같습니다.

이) 저도 비슷한 의견인데요. 덧붙여서 말하자면 클라이언트들이 누구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정말 크게 느껴져요. 뮤직비디오면 아티스트분들이 저희에게 일을 맡겨 주시고, 브랜드면 그 브랜드의 대표님이 맡겨 주시는데 그 분들의 의견도 필연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어있으니까 아무래도 저희가 스스로 하는 영화랑은 좀 달라지는 부분이 생기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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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 2009년부터 2013년 사이에 선보였던 4편의 영화가 상당히 인상 깊었습니다. 배경에서도 역시 모두 아날로그적인 따뜻한 감성이 묻어납니다. 촬영 장소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나요?

이) 저는 공간을 먼저 정한 이후에 인물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경우들이 굉장히 많아요. 이건 제가 직접 콘티를 그리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 공간이 제 눈에 직접 보여야만 그 안에서 떠오르는 것들이 있어요. 제 영화 특성상 등장인물들이 특별하거나, 혹은 특이한 인물들은 아니어서 그 공간에서 주는 힘이 중요하죠. 그래서 각각의 배경이 되는 동네들은 제가 자주 갔던 곳들이 대부분입니다. ‘낮잠’의 배경이 되는 성북동 집은 실제 제가 살았던 집이고, ‘블루먼데이의 여자’의 배경인 혜화동의 블루먼데이 바(Bar)도 제가 자주 가는 곳이에요. 그런 식으로 익숙한 곳에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나리오 쓸 때도 마찬가지고요.

 

A) 홈페이지도,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에서도 ‘귀여움’이 곳곳에서 직/간접적으로 드러나는데요. 콕 집어 귀여움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나요?

이) 이 단어는 제가 조금 잘못 선택한 것 같아요.(웃음) 만날 때 마다 많은 분들이 물어보시는데, 저에게 있어 귀여움이라는 단어는 마치 습관이 된 것 같아요. ‘귀엽다’라는 말이 굉장히 많은 것들을 함축 하잖아요? 제가 하려고 하는 것들이 대부분 그 큰 스펙트럼 안에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A) 그러면 혹시 가장 최근에 보거나 들었던 귀여운 순간이 있다면?

이) 제가 고양이를 키우거든요. 마침 박제영PD와 같이 하게 된 작년 5월부터 길고양이를 데려와 키우고 있는데요. 이 고양이가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어요. 창문만 봐도 귀엽고 가만히 있어도 귀엽고. 보통 일이 없을 때엔 집에만 있는 편인데, 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저렇게 아무것도 안 하는데 왜 저 아이는 나에게 이렇게 큰 행복을 주는가’ 이런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고양이랑 와이프가 침대에서 같이 노는 모습이 참 예쁘더라구요. 고양이가 저와 와이프 사이에서 마치 아이 같은 존재이다 보니까 그런 모습들 하나하나가 귀엽고 예쁜 것 같아요.

박) 귀엽다기 보다는 남녀 이야기, 이 감정들과 순간들을 그릴 때가 가장 재미 있어요. 감독님과도 정말 많이 이야기하고. 영화에 대한 소재들도 주로 그런 남녀 관계에 관한 내용이거든요. 그 안에서 저희가 귀여운, 혹은 재미있는 부분들을 캐치해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을 때, 저희 스스로도 귀엽고 재미있다고 많이 느낍니다.

 

A) 이상덕 감독님은 CF 조감독을 거쳐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 새로운 길을 걷게 됐다고 본 적이 있는데요.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이) 아뇨. 그런 건 아니에요. 원래 영화 쪽 스탭 일을 하다가 문득 생계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우연치 않게 좋은 기회가 닿았어요. 당시 여자친구였던 와이프가 좋은 분들을 많이 소개해줘서 정말 좋은 광고 프로덕션에 들어가게 됐어요. 백종열 감독님 계셨던 ‘617’이라는 프로덕션에 갔었는데 그곳에서 일을 하다 보니 제 이야기를 좀 더 하고 싶고, 더 진지하게 해보고 싶어서 시나리오를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그만두게 됐습니다.

 

청춘극장_홍석표이상덕 감독의 단편 영화, ‘청춘 극장’을 비롯한 4편의 남자 주인공, 홍석표
A) 4편의 영화 모두 남자 주인공은 홍석표씨가 맡았는데요. 무뚝뚝하면서도 귀엽고, 동시에 순수한 매력이 인상적이었는데, 이 배우와는 어떤 인연인가요?

이) 석표씨는 ‘청춘극장’ 할 때 처음 미팅에서 만나게 됐는데, 처음 이미지가 굉장히 좋았어요. 조용하기도 하고, 순수한 면도 있는 반면에 엉뚱한 면도 있어요. 그렇게 같이 ‘청춘극장’을 1년에 걸쳐 찍었는데, 처음부터 네 편을 함께 할 생각은 아니었어요. 한 두 편정도만 같이 하고 다음 작품에서는 다른 배우를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일정을 비롯한 여러 요인 때문에 석표씨랑 다시 같이 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네번째 영화까지도 같이 하게 됐어요. 게다가 석표는 기본적으로 똑똑해요. 그래서 이야기가 잘 통했던 부분이 컸어요.

A) 똑똑하다는 말이 연출 의도를 잘 파악하고 표현해낸다는 말인가요?

이) 네. 연출 의도나 제가 전달하는 내용을 이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똑똑하고 확실히 이해를 잘 해줬어요. 전문 배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A) 그래서 그런지 홍석표씨에 대한 정보를 찾기가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이) 실제로, 석표씨는 카이스트 박사 학위를 받을 엄청난 인재에요.(웃음) 그러다 보니 그 친구는 더 이상 연기를 안해요. 오히려 그런 점이 더 좋았던 것도 있어요. 해가 지날 때마다 석표씨는 만날 때 그때그때의 감정들, 조금씩 늙어가기도 하는 얼굴도 그렇고, 또 연기도 좋아지고 그랬거든요. 이런 상황들이 모두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시기가 잘 맞아 떨어지며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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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수염필름즈의 첫 번째 영화제, ‘청춘, 운명적 낭만론’

A) 콧수염필름즈 영화제가 지난 2014년 이후로 중단된 상태인데요. 어떤 이유로 잠시 중단됐나요? 혹시, 추후 계획이 있으신가요?

이) 옥인상영관과 콧수염 필름즈 영화제를 진행할 때, 처음부터 영화제를 진행하려 했던 건 아니에요. 그냥 제 단편영화 하나를 상영하는 게 첫 번째 취지였는데요. 옥인상영관측에서 제 영화를 다 묶어 상영하자는 제안을 했어요. 당시에는 세 작품밖에 없었는데 ‘블루먼데이의 여자’를 추가적으로 촬영하면서 네 편을 묶었는데, 어떤 키워드가 있으면 좋겠다 해서 콧수염필름즈 영화제라고 이름을 붙인거죠. 당시만 해도 2회, 3회 그 이상으로 이어 나가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연속성이라는 걸 염두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좀 재미 있겠다 싶어서 포스터도 만들고 그랬던 것 같아요.

A) 그럼 여력이 된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 나갈 생각이 있으신건가요?

이) 네, 충분히 가능한 일이죠. 하지만 지난 영화제 때 상영했던 4 작품으로 똑같이 구성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제가 계속 영화를 찍고 작품이 쌓인다면 그때 다시 진행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은 독립영화 상영관들이 사라지기도 하고 여건이 어려운 부분도 있긴 하죠.

 

9704d88d8d3f9230717bf524698271de콧수염필름즈 첫 영화제의 무대였던 독립상영관, ‘옥인상영관’

A) 옥인상영관이 지난 4월에 문을 닫았는데요, 콧수염필름즈에게 있어 옥인상영관은 어떤 존재였고, 문 닫은 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제가 신혼여행을 베를린으로 갔는데, 동네에서 독립 상영관을 하나 봤어요. 어떤 할아버지가 운영 하셨는데 손으로 그린 포스터도 붙어 있고 좌석도 20여 석 되는 작은 상영관이었습니다.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저도 한국에 오면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할 때 닿은 인연이 옥인상영관인데요. 제 영화가 상영되고 제 첫 영화제가 열린 공간이기에 그 곳에서의 한달 반이 굉장히 특별하고 좋았어요. 그래서 주말마다 관객분들과 대화도 많이 했었고요.

결과적으로 문을 닫게 된 이유는 아직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재정적인 문제도 컸을테고 여러가지 이유들로 여건이 되지 않았을 거에요. 옥인상영관은 비영리여서 금액을 기부식으로 받거나 아예 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거든요. 꾸준히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어찌됐든 1세대라 할 수 있는 옥인상영관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니 아쉬운 마음이에요. 이태원 쪽에 ‘극장판’이라는 독립 상영관이 하나 생겼는데요. 이 곳이라도 오랫동안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객분들도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구요. 

MustacheFlims_1콧수염필름즈, 이상덕 감독

A) 앞으로 이런 독립 상영관이 좀 더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도 있으신가요?

이) 상영관이 늘어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물론 많이 늘어난다면 좋겠지만 수치적인 문제는 크게 중요하지 않는 것 같아요. 오래, 꾸준히 운영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요. 그러려면 뭔가 기반이 단단해야 할 것 같은데, 그 기반을 다지는 방법과 이어 나가는 방법은 어디에 있는지가 참 고민이더라고요. 이 부분은 계속 고민할 문제긴 하지만, 저는 독립 상영관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보단 하나가 생기더라도 오래, 꾸준히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A)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 또는 준비중인 프로젝트가 있나요?

이) 뮤직비디오 작업 중에 있어요. Kisum씨와 함께 계속 연이 닿아서 간단하게 촬영할 영상이 하나 작업중에 있습니다.

A) 로케이션은 결정했나요?

박) 네. 저희가 이번주에 서울과 서울 외곽 지역을 다니며 장소는 정했어요.

A) 로케이션을 정하는 것도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 않을까 싶어요.

박) 어려운 면도 있지만 재미 있어요. 이 장소들이 아카이브로 쌓였을 때 굳이 저희가 직접 다시 찾아가지 않더라도 그 장소의 느낌을 되돌아 볼 수도 있고, 촬영 당시에 있었던 일들도 생각나고. 그런 부분들이 어렵다기 보다는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MustacheFlims_website콧수염필름즈의 공식 홈페이지

A) 홈페이지 메뉴 구성이 재미있어요. 프롤로그, 파트 A, 에필로그 이 구성을 쓴 이유가 있나요?

이) 제가 그런 챕터 식의 이야기를 좋아해요. 제가 예전에 SNS도 짧게 쓴 적이 있었는데요. 제가 하는 작품들이 소설처럼 보여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해요. 그러다 보니 홈페이지 메뉴도 챕터식으로 구성해보자 제안했죠.  그래서 메뉴 구성으로 우리 아이덴티티를 부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고요.

프롤로그는 초심을 잃지 말자는 저희 나름의 다짐이고, Part A는 지나가는 부분이고 과정이기 떄문에 상업 영상이나 다른 결과물을 두고, 마지막 에필로그는 영화로 마무리를 짓겠다는 식으로 한 구성해 봤는데요. 겉 멋 한번 부려봤습니다.(웃음)

A) 현재 파트 A가 진행중이고 과정이라면 차후 파트 B, C로도 뻗어 나가게 될 텐데 어떤 분야가 될 것 같으세요?

이) 요즘  문화쪽의 상황이나 판도가 상당히 급변하는 추세인 것 같은데,  그래서 금방 트렌드가 바뀌기도 하고 한 쪽으로 치우치기도 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가끔 더 이상 영상이 의미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사실 공들여서 몇 천만원 짜리 영상을 제작하는 것보다도 어떤 때는 그저 셀러브리티 분들이 간단한 스냅 영상만 찍어 올리는게 훨씬 더 파급력이 생기는 경우도 있어서 과연 이런 공정이나 과정들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라는 고민이 들기도 하는데요. 그럴 때마다 저희는 저희의 뿌리, 베이스로 돌아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계속해서 영화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저는 항상 영화를 계속해서 찍고 싶다고 얘기하는 것 같아요.  PD 생각은 모르겠네요.(웃음)

A) PD님도 그러면 앞으로 계속 영화쪽으로 이어나갈 생각이 있으신 건가요?

박) 다양하게 생각중이긴 한데요. 사실 저희가 뭐 ‘영화가 최고다’ 라고 하는 건 아니에요. 둘 다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좀 더 포커스가 맞춰지는 거죠. 뮤직비디오를 비롯한 각종 상업 영상은 저희에게 맡겨 주셔서 진행되지만 , 사실 영화라는 작업 자체가 상황이 쉽지가 않을 때가 많은데요. 그런 부분 때문에 오히려 저희가 더 재미를 느끼기도 하고, 완성됐을 때 더 희열을 느끼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저희가 계속 영화를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이) 그런데 기본적으로 저희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광고나 다른 영상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것들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 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저희는 분야를 정해두고 한다기 보다는 재미있는 작업들 위주로 진행하고 싶어요.

MustacheFlims_Mustache이상덕 감독의 아내분이 직접 디자인 한 콧수염필름즈의 시그니처인 콧수염 디자인

A) 본인들이 생각하는 가장 ‘콧수염필름즈스러운’ 작품은 어떤 게 있나요?

이) 저희가 최근에 장편영화를 하나 찍었거든요. 지금 후반 작업중인데요. 일단 저는 이 작품에서 저희가 하고 싶은 것들이 가장 많이 녹아 있다고 생각돼요. 그래서 더욱 최선을 다 하기도 했고요.

박) 사실 콧수염필름즈스럽다는 건 저희 생각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작품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그런 측면에서도 저도 감독님과 동일한 생각이에요. 기획부터 촬영, 운영까지 저희가 다 컨트롤하게 되니까요. 이 영화가 저희가 만나서 촬영한 첫 영화기도 하고요.

A) 지금 후반 작업중이면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요?

박) 이제 한 7월쯤에 마무리 되면 영화제에도 출품하고, 각종 상영관에서 상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A) 마지막으로, ASAP Journal의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콧수염필름즈의 첫 대면 인터뷰고, 저희의 작품에 대해 집중해서 제대로 다루는 인터뷰는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해야 할 지 잘 모르겠는데요. 저희 콧수염필름즈는 처음 말씀 드렸던 것처럼 작품으로 꾸준히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분야에 관계없이 꾸준히 여러분께 좋은 작품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 저희가 영상을 만드는 것 자체가 더 많은 분들이 봐 주셨으면 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저희 콧수염필름즈에 많이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고요. 저희를 비롯한 문화 컨텐츠를 만드시는 분들이 많은 노력을 하는 만큼 ASAP Journal의 독자 및 많은 분들도 다양한 방면으로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하는게 가장 큰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이처럼 콧수염필름즈는 자신들의 뿌리이자 근간인 영화에서부터 뮤직비디오, 브랜드필름 등 다양한 영상을 선보이며 자신들의 영역을 단단히 구축하고 있는데요. 눈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색감만큼, 아니 그 이상의 깊은 고민과 감정에 대한 세심한 표현력을 담고 있는 콧수염필름즈이기에 앞으로의 작품들이 더욱 기대가 됩니다. 머지 않아 선보일 첫 장편 영화 역시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데요. 콧수염필름즈의 행보를 더욱 관심있게 지켜보며 응원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시간을 내주신 이상덕 감독님과 박제영PD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더 많은 작품은 콧수염필름즈의 공식 홈페이지를 참조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