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톤(Pantone)의 등장 이전, 누가 컬러 체계를 정리했을까?

02세계적인 색채 연구소이자 색상 회사인 ‘팬톤(Pantone)’이 등장하기 무려 271년 전인 1692년, 직접 손으로 컬러를 조합하고, 분석하고 제시했던 한 색채 연구가가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지난 1692년, ‘A. Boogert’라는 이름 외에는 알려진 정보가 없는 과거의 색채 연구가가 색채 조합에 관련해 독일어로 작성된 아카이브를 남겼는데요. Boogert가 남긴 책에서는 컬러의 활용법뿐만 아니라 특정 색을 만들거나 물을 첨가해 톤을 조절하는 방법 등 컬러에 관한 모든 정보를 담았습니다. Boogert가 제시하는 색채의 활용 및 조합, 조색 등의 전제 조건은 심플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과 결과물은 굉장히 정교하고 복잡하며, 과학적이어서 더욱 감탄을 자아냅니다.

‘Traité des couleurs servant à la peinture à l’eau(물을 활용한 회화에 관한 색채 이론)’이라는 타이틀의 직접 손으로 작성한 그의 책에는 약 8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색채 정보가 담겨 있는데요. 당시에는 색채에 관한 가장 포괄적인 가이드의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현대의 색채 연구에서도 큰 의의를 지닙니다. 책 도입부의 번역을 맡았던 중세시대의 서적 관련 사학자 ‘Erik Kwakkel’의 말에 따르면, Boogert의 서적은 교육적인 목적으로 제작됐다고 하는데요. 역설적인 부분은, 극소수의 인원만 봤을 것으로 추정되는 오직 한 부의 사본만 남아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렇듯 복합적인 의미로 ‘우리를 놀라게 하는’ Boogert의 서적은 아름다운 미스터리로 남아있는데요. 차후 이 유니크한 서적에 관련해 어떤 흥미로운 해석이 추가적으로 이뤄질지 궁금해집니다.

책의 전문은 이곳에서 고해상도로 확인할 수 있으며, 원본은 프랑스 엑상프로방스에 위치한 시립 도서관(Bibliothèque Méjanes)에서 보관되어 있다고 합니다. 약 300년 전, 직접 손으로 작성한 이 방대한 아카이브는 현대의 팬톤 컬러 가이드와 비교했을 때에도 전혀 손색이 없는 모습인데요. 이 둘을 비교해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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