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던지기 : 우리는 왜 전선에 신발을 걸어둘까?

호주의 남부,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주 기반의 영상 프로덕션 ‘South Australian Film Cooperation(이하 SAFC)’에서 전선에 운동화를 던져 걸어놓는 ‘신발 던지기’에 관련한 미스터리를 다루는 콜라주 영상을 선보였습니다.

전선에 걸린 운동화, 각종 SNS를 비롯해 인터넷의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한 번쯤은 접해본 이미지일 텐데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뉴욕, 시드니, 마드리드 등 세계의 여러 곳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 이미지를 업로드하고, 공유하며 지속적으로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Shoe Tossing, Shoe Flinging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상당히 오래 전부터 목적을 알 수 없이 지속되어온 이 현상은 마치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를 비롯한 글로벌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쉽게 볼 수 있듯, 전 세계의 어느 곳에서나 흔히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이 목적이 불분명한 현상은 이제는 발달이란 단어조차 무색해질 만큼 널리 보급된 인터넷의 덕분에 더욱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는 듯 합니다.

신발 던지기에 관련한 미스터리는 여전히 그 의혹이 풀리지 않으면서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는데요. SAFC는 애니메이션, 사진, 음성 메시지 등의 콘텐츠를 크라우드소싱(Crowd Sourcing, 대중들의 참여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 방식을 통해  콜라주 영상을 제작해 이 ‘기(奇)현상’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어떻게 풀이되는지를 흥미롭게 보여줍니다.

SAFC의 무료 핫라인을 통해 접수된 영상은 세계의 곳곳으로부터 모아졌는데요. 각 도시마다 해석되는 메시지도 달라집니다. 시드니의 경우, 신발 던지기는 동정(童貞, Virginity)을 잃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는데요. 따라서, 이성과의 첫 잠자리를 한 이후 자축하는 의미에서 신발을 전선에 던진다고 합니다. 미국 텍사스 주 알링턴 출신의 한 블로거는 ‘괴롭히기(Bullying)’의 한 전략이라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실제 존재하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지만, 한 책의 삽화를 예시로 들며 설명하는 부분은 꽤나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마드리드에서는 ‘호세(Jose)’라는 이름의 제보자로부터 흥미로운 의견을 받았습니다. 마드리드에서는 마피아들이 경찰들에게 보내는 무언의 메시지라고 하는데요. 이는 마피아와 경찰 간의 신사적인(?) 암묵적 합의로, 경찰과 갱의 부적절한 유착관계를 나타냅니다. 매릴랜드 주의 볼티모어의 한 제보자는 폐허 근처의 전선에 신발을 걸어두는 것은 마약 거래하는 장소임을 나타내는 의미라는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뉴욕에서는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이 작업을 마친 후 자신이 그 곳에 다녀갔다는 상징적인 의미라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그 외에도 죽은 갱스터 멤버의 넋을 기리기 위한 의식이라는 등의 분분한 의견이 제시되며 그 의미에 대한 실마리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듯한 모습인데요.

영상의 말미에는 의외로 간단하고 명확한 의견이 제시됩니다. 그간의 제보자들과는 달리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토론토 대학교(University of Toronto)’의 기호학 및 언어인류학(Semiotics and Linguistic Anthropology) 교수인 ‘마르셀 다네시(Marcel Danesi)’ 교수는 이 현상은 ‘기억’과 연관되어 있다고 전하는데요. 이는 한 공동체 내에서 오래도록 기억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을 말합니다. 유사 이래 벽화를 그리거나, 그래피티를 통해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것과 같이 ‘신발 던지기’ 역시 누군가로부터 오래 기억되기를 원하는 욕구의 표출이며, 이는 곧 우리가 존재한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저명한 대학 교수의 의견이라 해서 정확한 해답이 되지는 않겠지만, 그간의 제보들을 보면 그 근간에는 ‘기억’이라는 뿌리로부터 여러 갈래의 해석으로 나뉘는 양상인데요. 과연 이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앞으로 어떠한 새로운 가설과 해석을 낳을지도 기대가 됩니다. 영상을 통해 어떤 제보들이 접수되었는지 확인해보고 자신만의 새로운 해석을 제시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