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세이와 슈프림의 환상적 만남, 그 뒤의 불편한 진실

이미 관심을 갖고 지켜보신 분들은 아시고 계시겠지만, 이번 16봄/여름 시즌 슈프림(Supreme) 박스 로고 프로젝트의 주인공은 모리세이(Morrissey)입니다. 우리에겐 일명 모리씨라고 더 잘 알려져  영국 얼터너티브 락과 팝 문화의 선구자로 일컬어지는 ‘The Smith’의 보컬인 그를 모델로 섭외한 슈프림을 보며 많은 이들은 감탄사를 내뱉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팝 문화와 스트릿웨어의 완벽한 만남이 이뤄지는 과정은 그리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슈프림의 대표는 계약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그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슈프림 박스로고 프로젝트의 주인공으로 발탁된 모리세이(Morrissey)

슈프림 박스로고 프로젝트의 주인공으로 발탁된 모리세이(Morrissey), 이미지 출처 : highsnobiety

슈프림(Supreme)에 따르면 지난 2015년 7월, 포토그래퍼 테리 리차드슨(Terry Richardson)이 촬영한 모리세이(Morrissey)의 포스터, 및 모든 이미지들을 활용하기로 계약을 맺었다고 합니다. 모리세이의 요구에 따라 그가 원하는 포즈를 2시간동안 촬영하고, 계약금을 일시불로 받는 조건에 말이죠. 그리하여 촬영 내용에 대한 어떤 내용도 발설하지 않겠다며 비밀리에 촬영이 시작됐습니다. 촬영 중, 슈프림은 이번 프로젝트에 좀 더 다양한 사진을 사용하기를 제안했는데요, 모리세이는 특별한 이유도 없이 모든 제안을 거절했다고 합니다. 대신, 모리세이는 그의 조카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을 사용할 것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이 사진을 쓸리 만무했던 슈프림(Supreme)은 모리세이에게 몇 가지 다른 제안을 하게 됩니다.

첫째, 촬영의 전 과정을 다시 진행하고, 비용은 슈프림이 지불한다.

둘째, 포토그래퍼 테리 리차드슨(Terry Richardson)이 촬영한 다른 사진을 사용한다.

셋째, 슈프림이 모리세이에게 지불한 금액을 되돌려준다.

사실, 어떤 요구사항을 들이밀어도 계속해서 거절했던 모리세이에게 그렇게 만족할만한 제안은 아니었을 겁니다.. 갈등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난 후, 모리세이는 갑작스러운 주장 을 펼쳤습니다. 과거 슈프림이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화이트 캐슬(White Castle, 영화 해럴드와 쿠마에서 등장한 햄버거 가게)과 협업을 진행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계약은 파기되었다는 것입니다. 널리 알려진 사실대로, 모리세이는 적극적인 채식주의자이기 때문이죠. 그리하여 슈프림 측은 계약금 회수 및 캠페인에서 빠지기를 요구했지만 모리세이는 이 역시도 거절했다고 합니다. 이후로도 이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몇 번 더 대화를 시도했지만 결국에 어떤 대안도 내놓지 못한 채 기존의 촬영된 모리세이의 사진을 쓰는 것으로 이 사건은 일단락 됩니다.

이후 모리세이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아래의 글을 남기게 됩니다.

이번 주에 이슈가 되었던 말도 안되는 슈프림의 사진 이슈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이 사진은 2015년 10월에 촬영된 사진이다. 나는 그 사진이 의학용 백과사전에 실리는 줄로만 알았다. 그렇기에 나는 슈프림측에 사진을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이 때는 슈프림이 쇠고기 샌드위치를 파는 악랄한 가게인 화이트캐슬의 스폰서임을 몰랐을 때다. 나는 슈프림에 법적 대응을 통해 그 사진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슈프림은 ‘명백히’ 나와 나의 변호사를 무시해버렸다. 법의 잣대도 통하지 않는 놈들. 휴!

다시 한 번 더 사과의 말을 전한다. 정말 부끄럽기 그지없다.

한편, 수많은 슈프림의 팬들은 이 갈등을 마치 불구경하듯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현재 스트릿웨어 브랜드 최고의 위치에 선 슈프림이기에 그들의 사소한 움직임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이번 프로젝트 이전에도 딥셋(Dipset), 케이트 모스(Kate Moss), 마이크 타이슨(Mike Tyson)와 같은 각계 최고의 유명인사와 꾸준한 작업은 물론 예상을 뒤엎는 이색적인 마케팅을 보여왔습니다. 그렇기에 일각에서는 이 또한 하나의 구경거리를 팬들에게 선물해주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은 아닌지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습니다. 며칠 뒤 2월 18일, 16S/S 컬렉션 발매를 앞두고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슈프림과 모리세이입니다. 발매 후 그들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과연 이 사건은 어떻게 일단락 될 것인지 지켜보며 즐겨보시기 바랍니다.